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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셰프 심리 (초심,자존감)

by 차:웅 2026. 7. 10.

언더커버 셰프 심리와 초심을 보여주는 주방 막내의 뒷모습
낯선 주방에서 다시 배우는 셰프의 뒷모습을 담은 이미지입니다. 초심과 자존감, 자기효능감이라는 글의 주제와 잘 어울립니다.


tvN 예능 〈언더커버 셰프〉는 샘 킴, 정지선, 권성준 셰프가 해외 현지 식당에 정체를 숨기고 "주방 막내"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셰프들이지만, 그곳에서는 다시 신입이 되고, 다시 평가받고, 다시 인정받아야 합니다. 출처: tvN 공식 페이지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는 예능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이 프로그램은 요리 실력보다 초심, 자존감, 자기효능감을 더 많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저는 권성준 셰프를 보면서 제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먼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권성준 셰프에 대한 인상은 어디까지나 제가 방송을 보며 느낀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실제 권성준 셰프의 성격이나 태도를 단정하려는 뜻은 아닙니다. 예능은 편집된 장면을 통해 전달되고, 시청자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인물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제가 느낀 불편함과 부러움을 심리학 개념으로 정리해 보는 글입니다.

 

사실 저는 〈흑백요리사〉 때 권성준 셰프를 보며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자신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모습이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고, 쉽게 가까워지지 않는 인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언더커버 셰프〉를 보면서 그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어쩌면 제가 불편했던 이유는 그 사람이 실제로 불편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강하게 믿는 모습이 부러워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내가 된 셰프들은 왜 자존감이 흔들릴까

〈언더커버 셰프〉의 핵심은 "잘하는 사람이 다시 막내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미 실력이 있고, 이름도 있고,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이 낯선 주방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기존의 명성은 잠시 사라집니다. 현지 주방에서는 다시 손이 느린 사람, 눈치를 봐야 하는 사람, 배워야 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때 흔들리는 것은 단순한 자신감만은 아닙니다.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은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전반적인 감각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잘할 때만 괜찮은 사람인가, 실수해도 괜찮은 사람인가"를 묻는 마음입니다. APA 심리학 사전은 자존감을 자기개념 안의 특성과 자질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와 관련된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출처: APA Dictionary, Self-esteem

 

권성준 셰프를 보면서 저는 이 지점이 가장 크게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너무 강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자신감이 단순한 과시라기보다,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무너지지 않게 붙잡는 방식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제 해석입니다. 저는 그를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를 보며 제 안에서 올라온 감정을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다시 초보자의 자리에 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못하는 사람보다, 이미 잘해본 사람이 다시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더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막내가 된 셰프들의 모습은 단순한 도전기가 아니라, 자존감이 흔들리는 자리에서 다시 나를 세우는 과정처럼 보였습니다.

 

초심은 자신을 낮추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초심을 "겸손해지는 것"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더커버 셰프〉를 보며 느낀 초심은 조금 달랐습니다. 초심은 실력을 내려놓는 일이 아니라, 다시 배울 수 있는 상태로 마음을 여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초심자 마음은 이미 알고 있다고 단정하지 않고,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호기심을 유지하는 태도입니다. "나는 이미 다 알아"가 아니라 "여기서는 다시 배울 것이 있다"고 인정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NIH PMC에 실린 글은 비기너스 마인드(beginner's mind)가 전문가에게도 호기심과 반응성을 유지하게 하는 태도라고 설명합니다. 출처: NCBI PMC

 

권성준 셰프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만만해 보였지만, 계속 보다 보니 그 자신감이 "나는 이미 최고야"라기보다 "나는 여기서도 해낼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세팅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사실 그렇게 믿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서에서는 원하는 모습을 간절히 그리고, 이미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상상하고 믿으라고 말하곤 합니다. 물론 그런 믿음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은 실제 행동과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권성준 셰프의 태도는 단순한 허세라기보다, 낯선 환경에서 버티기 위한 자기암시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여기서도 해낼 수 있다"는 말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반복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은 다르다

〈언더커버 셰프〉를 보면서 함께 볼 수 있는 개념이 자기효능감입니다. 자기효능감은 특정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마음입니다. APA 심리학 사전은 자기효능감을 특정 환경에서 수행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주관적 지각으로 설명합니다. 출처: APA Dictionary, Self-efficacy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자존감이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가깝다면, 자기효능감은 "나는 이 상황을 해낼 수 있는가"에 가깝습니다. 〈언더커버 셰프〉에서 셰프들은 이 둘을 동시에 시험받습니다.

 

권성준 셰프에게도 이 두 마음이 함께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처럼 낮추지 않았고, 동시에 낯선 주방 안에서도 해낼 수 있다고 믿으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과하게 느껴졌지만, 계속 보니 높은 자존감이라기보다 강한 자기효능감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제 마음도 조금 보였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올라오는 편입니다. 잘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하는 순간 나라는 사람까지 작아지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권성준 셰프처럼 자신을 강하게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불편하면서도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 불편함은 어쩌면 "나는 왜 저렇게 못하지?"라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자신감이 거슬릴 때, 그 안에는 내가 갖고 싶지만 아직 갖지 못한 마음이 숨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실수를 다르게 보게 한다

〈언더커버 셰프〉의 재미는 셰프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낯선 환경에서 흔들리면서도 계속 적응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지점은 성장 마인드셋과 연결됩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실패나 실수를 고정된 한계로 보지 않고,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다시 해석하는 태도입니다. "나는 못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이라고 보는 마음인 셈입니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과 데이비드 예거의 연구는 성장 마인드셋을 인간의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정의하며, 이 믿음을 가진 사람이 도전적인 과제에 더 기꺼이 접근하고 실패 뒤에도 새로운 전략과 노력을 이어간다고 설명합니다. 출처: Dweck, Yeager (2019), NCBI PMC

 

권성준 셰프의 자신감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을 이미 완성된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는 사람이라기보다, 원하는 모습에 계속 자신을 맞춰가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될 거야"라고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그 환경 안으로 들어가 부딪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그런 태도가 모든 사람에게 편하게 보이진 않을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자신감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때로는 자신을 크게 믿는 마음이 주변 사람에게는 거칠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나는 여기서도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언더커버 셰프〉에서 셰프들은 현지 주방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미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사실은 그곳에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이 인정받으려면 지금 이 주방에서, 지금 이 사람들 앞에서 다시 보여줘야 합니다.

 

이때 생기는 마음이 인정 욕구입니다. 인정 욕구는 내가 한 일과 존재가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고 평가받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 잘하고 있나요?"라고 묻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예전에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조금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인정받고 싶다는 건 약한 마음 같고, 남의 평가에 휘둘리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더커버 셰프〉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인정 욕구는 꼭 허영심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여기서도 통할 수 있을까"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고, 낯선 곳에서 다시 뿌리내리고 싶은 마음일 수 있습니다.

 

권성준 셰프를 보며 느낀 부러움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그게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됩니다. 나를 믿는 마음도 연습이 필요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잘 다루면 성장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언더커버 셰프〉는 요리 예능이지만, 결국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처럼 느껴졌습니다. 잘하는 사람이 다시 배우는 자리로 내려가는 일, 높은 자존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자기효능감을 붙잡고 버티는 일, 누군가의 자신감을 불편하게 보던 내가 그 안의 간절함을 다시 보게 되는 일까지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보며 권성준 셰프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모습이 낯설었지만, 계속 보니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마음속에 세우고,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런 마음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권성준 셰프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글이 아닙니다. 이 글은 제가 방송을 보며 느낀 감정과 그 감정이 제 안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심리학 개념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누군가의 자신감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 그 안에는 내가 갖고 싶지만 아직 충분히 갖지 못한 마음이 비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심은 나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다시 배울 수 있게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자존감은 늘 잘해야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 흔들려도 나를 완전히 잃지 않는 힘입니다. 〈언더커버 셰프〉가 남긴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새로운 자리에서 다시 작아질 때, 나를 어떤 말로 붙잡아줄 수 있을까.

 

이 글은 작품을 심리학 개념으로 해석한 정보성 글이며, 특정 인물이나 독자를 진단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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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