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처음부터 기발한 작품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 여러 세포가 살고 있고, 그 세포들이 서로 다투고, 회의하고, 울고, 화내고, 기뻐하며 한 사람의 하루를 움직인다는 설정은 단순히 귀엽기만 한 장치가 아닙니다.우리가 평소 막연하게 느끼던 감정의 복잡함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심리학적으로도 흥미롭게 읽힙니다. 내 안에 하나의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욕구와 감정이 동시에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세포 마을이라는 방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유미의 세포들 시즌3〉에서 유미는 이미 히트작을 여러 편 낸 작가가 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안정적인 삶입니다. 경제적 불안도 크지 않고, 전망 좋은 작업실도 있고, 독자들은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2026. 6. 29. 23:37넷플릭스 드라마 〈원더풀스〉는 완벽한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 기준으로 보면 부족하고, 어설프고, 조금은 바보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은채니는 시한부에 가까운 몸을 가진 채 세상에 날을 세우고 살아갑니다. 강로빈은 늘 착하다는 이유로 이용당하고, 손경훈은 가족에게도 사회에게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진상 아저씨처럼 보입니다. 이운정 역시 과거의 죄책감에 갇혀 살아가는 인물입니다.처음 이들을 보면 세상을 구할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 삶 하나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원더풀스〉의 매력입니다. 이 드라마는 강하고 완벽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족하다고 여겨진 사람들이 자신의 결핍을 통해 조금씩 움직이는 이야기입니..
2026. 6. 28. 23:01회귀물이나 빙의물은 이상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미 늦었다고 느껴지는 일도, 이야기 속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이 내 안에 들어와 대신 말해주고, 대신 싸워주고, 대신 억울한 상황을 뒤집어주는 장면을 보면 묘한 통쾌함도 생깁니다.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도 그런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노년의 재벌 회장 강용호가 20대 청년 황준현의 몸에 들어가, 자신이 오래 이끌어 온 회사에 인턴으로 출근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설정만 보면 가볍고 통쾌한 빙의 판타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는 단순한 회춘극이 아니라, 권력 중독과 인정욕구가 가족 관계를 어떻게 흔드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신입사..
2026. 6. 27. 08:00처음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보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군대 드라마인데 총보다 식칼이 더 중요하고, 이등병 눈앞에는 게임처럼 상태창이 뜹니다. 설정만 보면 유치한 B급 판타지처럼 보이는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됩니다. 웃기려고 작정한 장면들이 이어지다가도 어느 순간 따뜻한 밥 한 끼와 동료의 의미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저도 처음에는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너무 무거운 주제의 영화나 드라마보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B급 코미디물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현실도피처럼 틀어놓은 작품이었는데, 이상하게 마지막에는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특히 11화 요리대회 장면에서 성재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상대를 마주하고 작아지는 순간이 오래 남았습니다. 아무리 ..
2026. 6. 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