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 한 장면보다 한 감정이 오래 남습니다. 역사적으로 단종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슬픈 이유는 결말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결말까지 가는 동안 단종이 너무 늦게야 '내 편'을 만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역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또 사람에게 치유받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왕위를 빼앗기고, 자기 뜻대로 살아본 적 없는 어린 왕. 세상이 자신을 밀어내는 상황에서 단종이 느꼈을 외로움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아마 저는 그대로 무너졌을지도 모릅니다.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매화와 엄흥도 같은 벗이 부러웠습니다. 누군가 절벽..
2026. 6. 24.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