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는 꿈과 사랑을 아주 아름답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음악, 춤, 색감, LA의 풍경 때문에 처음에는 낭만적인 뮤지컬 영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영화는 보고 난 뒤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름다운데 아프고, 슬픈데 이상하게 따뜻합니다.그 이유는 아마 결말 때문일 것입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를 사랑했고, 서로의 꿈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같은 미래를 선택하지는 못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을 이루었지만, 서로의 곁에 남지는 않았습니다.이 결말이 오래 남는 이유를 심리학 용어로 설명하면 피크엔드 법칙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피크엔드 법칙은 우리가 어떤 경험을 기억할 때, 전체 과정보다 가장 강렬했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중심으로 기억한다는 심리 법칙입..
2026. 6. 27. 18:00영화 〈원더〉는 한 아이가 처음 학교라는 사회로 들어가는 성장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영화는 단순히 "다른 외모를 가진 아이가 친구를 얻는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더〉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 사람의 자기 인식과 행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저는 〈원더〉를 가벼운 성장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다가, 어기가 헬멧을 벗는 장면에서 예상보다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 순간 이 아이가 앞으로 어떤 시선을 견뎌야 할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순간을 통과해야 할지 한꺼번에 그려졌기 때문입니다.어기는 10살이 되면서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됩니다. 그동안 집이라는 안전한 세계 안에서 지냈던 아이가,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합..
2026. 6. 27. 12:00회귀물이나 빙의물은 이상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미 늦었다고 느껴지는 일도, 이야기 속에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이 내 안에 들어와 대신 말해주고, 대신 싸워주고, 대신 억울한 상황을 뒤집어주는 장면을 보면 묘한 통쾌함도 생깁니다.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도 그런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노년의 재벌 회장 강용호가 20대 청년 황준현의 몸에 들어가, 자신이 오래 이끌어 온 회사에 인턴으로 출근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설정만 보면 가볍고 통쾌한 빙의 판타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는 단순한 회춘극이 아니라, 권력 중독과 인정욕구가 가족 관계를 어떻게 흔드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신입사..
2026. 6. 27. 08:00우리는 왜 남의 일상을 보는 데 이렇게 쉽게 빠져들까요. 먹방을 틀어놓고 밥을 먹고, 연애 예능을 보며 남의 썸에 몰입하고, 브이로그를 보며 누군가의 하루를 따라갑니다. 직접 경험하는 것은 아닌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질 때가 있습니다.저에게도 이런 콘텐츠는 대단한 의미를 찾기 위해 보는 것이라기보다, 현실을 잠깐 잊는 멍 때리기에 가깝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누군가의 일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내 문제에서 잠시 떨어져 나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요즘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유독 남의 브이로그나 예능을 오래 보게 되는 밤이 있습니다. 낮에는 새로운 일을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고, 밤에는 또 다른 할 일을 붙잡고 있다 보니 정작 제 하루를 찬찬히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인 것 같습니다. 그럴 때 ..
2026. 6. 26. 22:13처음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보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군대 드라마인데 총보다 식칼이 더 중요하고, 이등병 눈앞에는 게임처럼 상태창이 뜹니다. 설정만 보면 유치한 B급 판타지처럼 보이는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됩니다. 웃기려고 작정한 장면들이 이어지다가도 어느 순간 따뜻한 밥 한 끼와 동료의 의미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저도 처음에는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너무 무거운 주제의 영화나 드라마보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B급 코미디물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현실도피처럼 틀어놓은 작품이었는데, 이상하게 마지막에는 마음에 남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특히 11화 요리대회 장면에서 성재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상대를 마주하고 작아지는 순간이 오래 남았습니다. 아무리 ..
2026. 6. 26. 08:00영화〈리틀 포레스트〉는 지친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와 음식과 계절, 작은 루틴을 통해 자기 돌봄과 회복의 감각을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소울〉이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를 묻는 영화였다면, 〈리틀 포레스트〉는 그 질문에 아주 조용하게 답하는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행복은 늘 멀리 있는 목표나 대단한 성취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차린 한 끼 밥상, 계절이 바뀌는 냄새, 흙을 만지는 시간 속에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은 서울에서의 생활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겉으로 보면 취업에 실패하고 관계에서도 지친 사람이 도망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혜원의 귀향을 단순한 도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 버티느라 자기 리듬을 ..
2026. 6. 25. 12:00